일하는 마음, 나를 키우며 일하는 법 / 제현주 / 어크로스

p.136~137

요즘 하는 일들에서 내가 괴로움을 거듭 느끼는 건 이 일이 내게 익숙하지 않은 종류의 것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5킬로그램이나 증량한 스쿼트와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이 괴로움은 내가 힘을 늘려가는 과정에 있다는 뜻일 테다. 이 시간이 훈련이라면, 이 훈련의 끝에 근육은 반드시 자라 있겠지. 

힘에 부치는 태스크의 목적이 프로젝트의 성공이라고 생각할 때는 이 모든 일이 결실이 불확실한, 무용할지 모르는 노력이라는 회의가 들었다. 내가 이 일을 해낼 만한 사람인지도 자꾸 의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괴로운 하루하루를 훈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게 훈련이라면, 그것만은 반드시 성공해낼 수 있다는 자신도 생겼다.

나는 괴로운 훈련을 끈질기게 버티는 데는 능하다. 이 훈련의 끝에 운이 좋게, 내가 그토록 바라는 프로젝트의 성공도 뒤따른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건 운이 따라야 얻을 수 있는 보너스다. 그러나 이 태스크들에 점점 편안해지고 더 유능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만은 분명하다. 훈련이 일등을 담보해주지는 않지만 훈련 이전보다 근육이 자라는 것만은 보장해주는 것처럼. 

그날 밤 나는 업무 계획 대신 훈련 계획을 세웠다. 지금 나를 가장 괴롭게 하는 태스크, 가장 부족하다고 여기는 일을 연습하기 위한 루틴이다. 일단 1년쯤 이 루틴을 무조건 반복해보기로 한다. 프로젝트는 어떨지 몰라도 태스크만은 조금 수월해질 테고, 나는 더 강해져 있을 것이다. 그냥 나무를 보는 게 필요한 시기도 있다. 

 


 

p.134

일에는 프로젝트project의 층위가 있고 태스크task의 층위가 있다. 

프로젝트는 정해진 목표와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시간을 중심으로 정의된다. 태스크는 그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매일매일의 과업이다. 예를 들어 "6개월 안에 '새로운 시대의 일하기'라는 주제의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프로젝트이고, 책의 기획서를 쓰고 목차를 짜고 매일매일 글을 써서 원고를 완성하고 탈고하는 것은 태스크다. 

하나의 프로젝트에는 늘 여러 태스크가 포함되고, 프로젝트 차원에서는 내가 원하는 일이라고 해도 그 프로젝트 안의 모든 태스크가 즐거울 수는 없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다. 내가 간절히 바라는 프로젝트일수록 그 안에는 반드시 괴롭고 어려운 태스크가 더 많이 포함되어 있기 마련이다. 

 


 

내가 느끼고 있는 어떤 것을 다른 누군가의 입을 통해 듣는 것

아,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주는 묘한 편안함?

책이 주는, 가끔의 기쁨이다.

공감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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